<왜 1929년은 물가가 낮았음에도 대공황으로 이어졌을까?
오늘날 중국과 미국의 위험 구조, 그리고 디플레 공포가 낳은 인플레의 역설까지>
1. 물가가 낮으면 침체도 약할까?
제가 과거 역사를 봤을 때 고용감소가 물가3%이상에서 올때 침체가 심회되고 오래갔다는 사실을 언급했습니다.
미국 역사에서 물가상승률(CPI)이 3% 이상일 때 고용이 감소하면 경기침체로 이어진 사례가 많습니다.
반대로 1950년대처럼 물가가 낮은 상태에서의 침체는 대체로 얕고, 주가지수 하락도 제한적이었습니다.
1968, 1986, 1995년 처럼 물가가 낮을 때 온 비농업고용지수 마이너스는 이후 보험적금리인하로 연착륙으로 넘어갈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1929년 대공황은 이런 통념을 완전히 뒤집습니다.
당시 물가는 낮았지만, 미국 역사상 가장 깊고 긴 침체, 그리고 주가 85% 하락이라는 끔찍한 결과가 뒤따랐습니다.
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2. 1929년은 단순한 불황이 아닌, 시스템 붕괴였습니다
물가가 낮은데도 심각한 침체가 온 핵심 이유:
1) 주식시장의 버블과 빚투
1920년대 미국은 자동차, 전기, 철도 등 기술 혁신이 몰아치던 시기였습니다.
이 기대를 반영해 주가는 5년간 5배 넘게 올랐고, 개인 투자자들은 빚투로 뛰어들었습니다.
주가 하락이 시작되자 연쇄 청산 → 공황적 매도 → 금융위기로 이어졌습니다.
미국 300개이상 완성차 제조 업체 중에 살아남은 것은 1%도 되지 않았습니다.
2) 소득 불균형과 공급 과잉
상위 1%가 전체 소득의 25%를 가져가던 구조였습니다.
서민 소비력은 한계에 달했지만, 기업들은 공급만 늘리며 과잉 생산을 지속했습니다.
소비 부족 → 재고 누적 → 감산과 해고 → 수요 더 감소...
디플레이션 악순환이 시작됐습니다.
3) 금본위제와 연준의 금리 인상
당시 연준은 금본위제 하에 달러 가치를 지키기 위해 경기 악화 와중에도 금리를 인상했습니다.
이는 통화 수축을 가속화했고, 디플레이션과 실업을 악화시켰습니다.
정책의 방향은 완전히 반대로 갔던 셈입니다.
대공황을 극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금본위제 페지였습니다.
4) 은행 붕괴와 신용 경색
1930~33년 사이 은행 9,000여 곳이 파산했습니다.
2차례 은행위기가 왔습니다. (보통 은행위기가 오면 주가지수가 50~60%는 날라가는데 2번을 맞은거라)
예금자 보호 장치도 없어 가계의 현금이 증발했고, 기업 대출도 막혔습니다.
건전한 기업조차 신용 경색으로 쓰러졌습니다.
이 모든 것이 합쳐져, 단순한 경기후퇴가 아닌 구조적 공황으로 이어졌습니다.
3. 대공황의 트라우마가 낳은 현재의 대응: 무조건 돈을 풀어라
1929년의 참혹한 기억은 이후 경제학과 정책에 강력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대표적으로:
케인즈주의의 부상: 시장은 완전하지 않으며,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 전환: 수요 위축 시 선제적으로 금리를 내리고 유동성을 공급하라
금본위제의 종말: 통화정책의 족쇄 제거
이러한 패러다임 전환 이후, 각종 위기에서의 대응은 빠르게 정형화되었습니다:
위기 대응 방식
2008 금융위기 제로금리 + QE
2020 코로나 위기 재정지원 + 무제한 유동성 공급
2023 SVB 파산 긴급 대출창구, 예금 보장 확대
요약하면 지금은 디플레이션은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정책 기조가 견고합니다.
4.. 하지만 지금은 '디플레 회피'가 오히려 '인플레 위험'으로 돌아오고 있습니다
디플레를 막기 위한 과도한 유동성 공급은 2021~22년 9%의 초고물가라는 반작용으로 돌아왔습니다.
특히 미국은 통화공급(M2)을 1년 만에 25% 이상 늘렸고, 그 결과는 주식·부동산·암호화폐 등 전방위 자산버블 + 소비자 물가 급등이었습니다.
오늘날에는 위기가 오면 디플레 위험보다 인플레의 역습이 우려됩니다.
지금은 대공황때와 같이 좀비기업 확산, 자산 가격 왜곡, 실질임금 감소와 소비자 빈곤화 문제가 있지만 근본적인 문제해결보다 그때그때 위기를 돈풀어 해결하는 땜방하는 식입니다.
디플레이션을 두려워하다가 통제 불가능한 인플레이션 구조를 만들어낸 셈입니다.
5. 지금의 중국: 1929년 미국을 떠올리게 하는 구조
오늘날 중국의 모습은 1920년대 후반 미국과 유사한 특징들을 보입니다.

중국은 아직 대공황급 붕괴를 맞진 않았지만, 구조적으로는 디플레 + 금융불안 + 정책실패의 교차로에 서 있는 상황입니다.
6. 결론: 디플레의 공포를 너무 두려워한 대가
1929년 대공황은 낮은 물가라 침체가 약할 것이라는 상식과는 완전히 다릅니다.
대공황 교훈으로 인해 현대의 정책은 디플레 조짐만 보이면 선제적이고 과감하게 돈을 푸는 구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결과로 인플레이션, 자산 버블, 좀비기업 확산, 부채중독이라는 새로운 불균형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중국은 1929년 미국의 구조를 떠올리게 하며, 디플레와 금융위기 리스크가 공존하는 취약한 상황입니다.
우리는 지금, 디플레 공포와 인플레 리스크 사이의 줄타기를 하고 있습니다.
1929년을 잊지 않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기억에만 매달리는 것도 또 다른 위기를 부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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