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두가지 경기순환

吾喪我 2026. 9. 12. 16:40

저는 고용에서는 실업률 비농업고용지수보다 vu(구인구직비율)이 더 말해주는게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1970년대 이후 경제를 vu, 물가, 통화정책 세 가지를 중심으로 정리해보기도 했습니다.   

이를 나름대로 간단히 표시해보았습니다. 

mi : 긴축(monetary tightening)
md : 완화(monetary easing)
ei : vu 상승, 고용여건 개선(employment)
ed : vu 하락, 고용여건 둔화
pi : 물가 상승(price)
pd : 물가 하락

경제사를 이 여섯 가지 변화로 압축하면 기본적인 경기순환은 의외로 단순합니다. 

ei → pi → mi → ed → pd → md → ei

고용이 좋아지면 수요가 강해지고 물가상승 압력이 생깁니다. 
중앙은행은 긴축하고, 긴축이 누적되면 고용이 둔화합니다.
이후 물가가 내려가면 중앙은행이 완화할 수 있고, 완화가 성공하면 다시 고용이 좋아집니다. 

물론 실제 역사는 이렇게 교과서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침체, 전쟁, 금융위기, 전염병, 정책실수 같은 충격이 중간에 끼어듭니다. 

1. 침체와 연착륙은 어디서 갈리는가

가장 흥미로운 부분은 ed, 즉 vu가 하락하면서 고용여건이 둔화하기 시작한 이후입니다. 

vu 하락은 고용둔화를 애기하지 침체를 의미하지 않습니다. 
다음에 물가하락과 해고 중 어느 것이 먼저 나타나는가가 중요합니다. 

연착륙 경로는 대략 다음과 같습니다.

mi → ed → pd → md → ei

긴축으로 고용이 둔화하지만 본격적인 해고가 발생하기 전에 물가가 내려옵니다. 
그러면 중앙은행은 긴축을 줄이거나 완화할 수 있습니다.
경제가 크게 망가지기 전에 정책의 탈출구가 생기는 것입니다. 

2022년 이후가 좋은 사례였습니다. 

물가상승으로 긴축했고, 이후 vu와 물가가 함께 하락했지만 긴축이 유지됐습니다
이후 완화기조로 돌아섰고, 물가가 3% 아래로 내려간 뒤에도 고용붕괴 없이 완화가 이어졌습니다
고용은 둔화했지만 해고가 본격화되기 전에 물가가 먼저 내려와서 연착륙이 가능했습니다. 

반대로 물가 3%위에서 물가가 제때 내려오지 않으면 다른 경로가 있습니다. 

mi → ed → 물가 상승·횡보 → nfp(-) → 해고 → md → pd

연착륙 경로의 ed → pd 사이에 무언가가 들어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고용이 둔화하는데 물가가 높은 수준에서 상승하거나 횡보하면 중앙은행이 쉽게 완화할 수 없습니다. 
물가 3%이상 vu가 하락하는 상태에서 비농업고용이 마이너스로 전환하고 해고가 증가하면 침체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집니다. 

중요한 질문은 이것입니다. 

vu가 하락한 후 해고가 오기 전에 물가가 내려오는가?

1970년대도 이 관점에서 이해할 수 있습니다
1970년대에는 물가가 정점에 도달할 무렵 고용감소와 해고가 시작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후 물가가 내려온 것은 경제가 망가져서입니다. 
그래서 침체가 발생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여기서 주의할 것이 있습니다. 
당시 주가하락의 직접적인 원인과 침체의 원인은 같지 않았습니다.

1970년대 주식은 해고가 본격화되기 전부터 하락했습니다.
1970년대에는 주가가 침체 때문에 떨어진 것은 아니고 인플레이션과 긴축 때문에 먼저 떨어졌고, 이후 고용까지 망가지면서 침체가 뒤따랐습니다.   
1978~80년에는 이것조차 조금 달랐습니다. 
물가와 금리가 크게 상승했지만 기업이익도 증가하면서 멀티플 하락을 어느 정도 상쇄해 주가지수가 횡보했습니다.

2. 같은 금리인하도 전혀 다른 이유

금리인하는 어떤 때는 주식에 호재이고 어떤 때는 악재가 됩니다. 

금리인하 자체를 보면 안 되고 금리인하 전에 무엇이 먼저 발생했는지를 봐야 합니다. 

pd → md: 물가가 먼저 내려와서 하는 완화는 연착륙 가능성이 높습니다.
반면 nfp(-),해고 → md → pd: 경제가 먼저 망가져서 하는 완화는 침체 가능성이 높습니다.

둘 다 금리인하지만 경제적 의미는 정반대입니다. 

1989년 사례도 흥미롭습니다. 
vu는 하락하고 물가는 3% 이상에서 횡보했지만 nfp가 플러스를 유지했다. 
연준이 완화했지만 곧바로 침체로 가지 않았는데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사례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경제를 볼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문장은 이것입니다. 

“침체를 피하려면 해고가 시작되기 전에 물가가 내려와야 한다.”

물가가 언제 내려왔느냐가 중요합니다. 
경제가 망가지기 전에 내려오면 중앙은행에게 경제를 살릴 시간이 생깁니다. 
경제가 망가진 뒤에 내려오면 물가하락은 연착륙의 신호가 아니라 침체의 결과입니다. 
결국 투자할때 mi → ed까지 올 경우 다음에 pd가 먼저 오는지, nfp(-)와 해고가 먼저 오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지금은 ed가 아니라 ei라 걱정할 때는 아직 아니긴 합니다.